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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예천에서 펼쳐진 백두대간 인문캠프

by cntn 2019. 7. 18.

예천에서 펼쳐진 백두대간 인문캠프 “상상역의나라 ‘용궁’속스로” 빠져들다
안도현 시인과의 1박2일

 

 백두대간 인문캠프가 열린 7월 6일의 경상북도 예천의 하늘은 그야말로 청량했다.
뜨거운 햇살도 싱그러운 바람덕분에 서울 도심에서 느끼는 날씨완 사뭇 달랐다.
초가을 상큼한 바람을 만난 기분이다.
한 권의 책, 한 편의 글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인문학(人文學). 최근 들어 그 열기가 예사롭지 않지만 기자에겐 사실 어렵다. 인문학은 이런 것 이다 라고 딱히 답(정의)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서 조금 더 다가가고픈 욕심에 인문학 캠프를 찾았다.
지난 6월에 이어 경상북도가 야심차게 준비한 두번째 인문캠프의 주제는 "상상역의 나라 '용궁'속으로"이다.
시(詩)와 연계 해, 연탄과 연어하면 쉽게 떠오르는 시인 안도현과 함께하는 예천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정서원과 내성천

첫 행선지는 경북도 문화재자료 제142호 도정서원(道正書院).
호젓한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다보면 오른쪽에 낙동강 지류 강물이 반긴다. 정겨운 만남의 시작이다.
서원 왼쪽으로 커다란 목조건물 팔덕루가 자리하고, 자성재와 지경당을 사이로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바로위에 도정서원이다.이 서원은 조선 선조 때 좌의정 약포 정탁 선생의 위패를 모시기 위해 1640년(인조 18)에 세운 사당이다.약포선생은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신원하여 특별사면케 하는등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데 크게 기여했다.
수 백년 묵은 소나무들이 병풍처럼 둘러 쌓여있는 서원 앞 데크길을 따라가자 신선한 바람과 어우러진 깨끗한 낙동강물이 유유히 흘러내려고 있다.
내성천이다.안도현 시인은 어렸을 적에 왼 종일 이곳에서 물놀이와 천렵을 즐겼다고 캠프 참가자들에게 소개했다. 예천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고교를 마치고 원광대에 입학한 이래 전북과 전주를 떠나지 않았던 시인은 요즘 귀향 준비로 마음이 바쁘다고 전한다. 40년만에 고향마을에 집을 짓고 있다. 객지에 나가 살면서도 늘 고향을 생각했는 시인은 올 봄학기부터 전주 우석대에서 단국대로 직장을 옮기면서 귀향을 결심했다고.
시인은 고향에서 자신을 위한 어떤 형태의 박물관이나 기념관은 원치 않는다 면서, 예천을 알리는 계간잡지를 발행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내성천과 넓게 자리한 백사장,아름들이 푸르른 소나무 군락이 멋을부리고 있는 선몽대 주변의 경관은 그야말로 싱그러운 느낌을 준다. 여름철 피서지로 적격이며 봄, 가을, 겨울에는 산책코스로 정평이 나있다
신선이 나오는 꿈을 꾼 이후 건물을 지었다는 데서 유래한 선몽대는 퇴계 이황의 종손이며 문하생인 우암 이열도가 1563년(명종 18)에 창건했다.
암벽을 다듬어 경사진 터에 돌기둥을 만들어 석벽에 기대어놓은 것과 같은 모습으로 지어진 이곳 선몽대에서는 동서로 흐르는 아름다운 풍광의 내성천이 한눈에 들어온다. 선몽대는 백송마을의 우측에서 앞으로 뻗어 내린 능선이 끝나는 곳에 위치해있다. 선몽대 일원은 2006년 11월 명승 제19호로 지정됐다. 인문학 캠프 참가자 들은 이곳에서 내·성·천 을 주제로 삼행시에 빠져들었다.

'석송영'

세계에서 유일하게 토지를 소유하고 세금 내며 육백년을 묵묵히 살아온 천년기념물 294호 지정된 소나무 '석송영'.매년 정월 보름이면 마을주민들이 이 나무 아래에서 동제를 올려 한해의 평안을 비는데,이 나무가 마을을 수호 해주고 있다고 믿고 있다. 여행의 묘미중 하나가 먹거리인데,이곳에서 만난 만수당 수제찹쌀떡의 깊은 맛은 엄지 척. 일품이다.

금당실마을

경상북도 예천군 용문면 상금곡리 일대에 자리한 금당실 마을. 물에 떠있는 연꽃을 닮았다 하여 금당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며, 마을 주변에 고인돌 등이 산재해 있을 만큼 오래된 마을이다.
금당실 마을에는 양주대감 이유인의 99칸 저택 터를 비롯하여, 초간 권문해의 유적인 종택과 조선 숙종 때 도승지인 김빈을 추모하는 반송재 고택 등의 문화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10여채의 고택 사이를 미로처럼 이어주는 돌담길이 옛 모습 그대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7km나 거미줄처럼 이어진 골목길 때문에 마을입구에는 '골목에서 길 잃어버리지 마시게'라는 표지판을 세워놓았다.
현재 한옥 민박체험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농촌 체험과 함께, 양반 체험, 꿀 뜨기 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을 하고 있다. 영화 영어완전정복, 나의 결혼원정기, 그해 여름, 드라마 황진이 등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소문이 나있다.

 

용문사

용문사는 870년 (신라 경문왕 10년) 두운 선사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전해온다. 고려 태조 왕건이 신라를 정벌하러 내려가다 이 사찰을 찾았으나 운무가 자욱하여 지척을 분간치 못했는데, 어디선가 청룡 두 마리가 나타나 길을 인도하였다 하여 용문사라 불렀다 고 한다.
고려 명종 때 ‘용문사 창기사’로 개명했으나 조선 세종대왕의 비 소헌왕후의 태실을 봉안하고 ‘성불사 용문사’로 다시 고쳤고, 정조 때 문효세자의 태실을 이곳에 쓰고 ‘소백산 용문사’로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임진왜란 시 승병들의 지휘소로 이용되었던 자운루가 용문사에 아직도 남아있어 호국불교의 기풍을 후손들에게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윤장대(보물 684호)를 비롯 성보문화재 10여점이 현존하며, 조선 숙종 때 조성된 목각탱화(보물 89호)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팔만대장경판을 보관한 윤장대를 돌리면 번뇌가 소멸되고 공덕이 쌓여 소원이 성취된다고 하여 참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초간정

초간정은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인 <대동운부군옥>을 저술한 초간 권문해 선생이 1582년(선조 15)에 지은 정자로, 그 후손이 중창했다. 현재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143호로 지정되어 있다. 정자는 용문면 원류마을 앞 굽이쳐 흐르는 계류 옆 암반 위에 막돌로 기단을 쌓고 지어졌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평면에 사각기둥을 세우고 기와를 얹은 팔작지붕집이다. 안도현 시인은 이곳에서 두 번째 인문학 강의(너와 나)를갖고, 전날 선몽대 에서 진행한 ‘내·성·천’삼행시 우수자에 대한 시상식으로 캠프 참가자들의 분위기를 북돋았다.

예천용궁순대축제

예천용궁순대축제가 7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용궁면 전통시장 일원에서 개최됐다.
올해 8회째를 맞는 예천용궁순대축제는 6일 풍물단 길놀이를 시작으로 유명 인기가수 공연과 마술쇼, 품바난타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행사 기간 중 다양한 공연과 용궁순대 만들기 및 시식행사, 용궁 막걸리 시음, 전통놀이, 활쏘기, 곤충관찰 체험 등과 토끼간빵 시식행사 등을 준비해 관광객들에게 입과 귀와 눈의 즐거움을 선물했다. 용궁순대축제는 50여 년의 전통을 이어오면서 깨끗한 막창과 지역에서 생산되는 부추, 파, 찹쌀, 한약재 등 10여 가지 이상의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져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부드럽게 씹히는 막창의 식감이 훌륭하다.

백두대간 인문캠프

이번 용궁축제의 백미는 용궁역 앞에서 진행된 안도현 시인과 함께하는 인문캠프. 이날 행사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학동 예천군수 등 내빈 다수가 참석, 캠프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초 저녁 별빛 속에 펼쳐진 인문 캠프에서 시인은 대표작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에 대한 독자의 시작 배경 질문에, 나에게 묻는 다라는 생각에 쓴 시라고 설명했다. 나 보다 더 적게 가진 사람, 남을 위해 사는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시인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라고.
많은걸 생각하게 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경상북도는 스토리는 많은데, 텔링이 잘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면서 "이번 인문캠프가 경북을 새롭게 알리는 한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백두대간 인문캠프는 오는 9월28일(예천 금당실마을, 시인 정호승)과 10월12일(안동 하회마을,만화가 이원복) 두 차례 더 열린다.
“의문을 품고, 그 간절함 속에서 자신을 뒤 돌아 보고, 보다 깨끗한 생각과 철학으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가짐, 그것이 인문학의 한 자락일 수 있겠다” 기자가 1박2일간 캠프를 통해 느낀 생각이다.
예천=양노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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