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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나란히 좌정한 두 국보 반가사유상 초대

by cntn 2021. 11. 12.

나란히 좌정한 두 국보 반가사유상 초대

 


 우리나라 대표 문화재로 손꼽히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두 점이 6년 만에 한자리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두 반가사유상만을 위해 마련된 전용 공간에서 상설전 형태로 함께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한 점씩 번갈아 전시됐고, 특별전 기간에만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반가사유상이 독립된 공간에서 한시적으로나마 함께 전시된 것은 1986년과 2004년, 2015년 '고대불교조각대전' 등 세 차례뿐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2층에 국보 반가사유상을 위해 별도로 조성한 439㎡ 규모의 '사유의 방'을 12일 공개했다.
반가사유상은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생각에 잠긴 듯한 불상으로, 생로병사를 고민하며 명상에 잠긴 싯다르타 태자의 모습에서 비롯됐다고 전한다.


남아시아 간다라 지방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나, 고대 한반도에서 많이 제작됐다. 국보로 지정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은 모두 삼국시대인 6∼7세기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주조기술이 뛰어나고 조형성이 탁월해 국내 반가사유상 중 백미로 평가된다.


불교조각 연구자인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지난 2월 간담회에서 "반가사유상을 박물관 대표 브랜드로 만들겠다"며 전통과 현대 감각을 아우르는 최고의 공간에서 두 점을 같이 전시하겠다고 말했다.


사유의 방에서 두 반가사유상은 6년 전처럼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나란히 앞을 응시한다. 유리 진열장이 없어 불상의 아름다운 자태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사방에서 불상을 볼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전시 공간은 건축가인 최욱 원오원 아키텍스 대표와 함께 설계했다. 최 대표는 불상을 만나기 전에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어두운 진입로, 미세하게 기운 전시실 바닥과 벽, 수많은 빛으로 몽환적 느낌을 주는 천장을 구상했다.


박물관은 관람객이 불상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설명을 최소화했다. 방문객이 미디어 아트가 있는 긴 진입로를 지나 전시실 안쪽으로 들어간 뒤 타원형 전시대에 놓인 불상 두 점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저마다의 '관람 여정'을 만들도록 했다.


사유의 방은 언제든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나, 관람객이 몰리면 입장이 제한될 수도 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사유의 방 개관을 기념해 새로운 반가사유상 문화 상품을 제작했다.


전시 주인공인 두 반가사유상은 본래 국보 제78호와 제83호로 각각 불렸으나, 문화재청이 문화재 지정 번호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구분할 호칭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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